- 설이라고 할만한 썰은 아니나 그냥 설이라 함.


본교에 목련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그 나무에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바로 맞은 편에 사쿠라가 만개하는 바람에, 아무도 신경은 안쓰고 있으나, 6년째 그 목련나무를 보고있는 나는 여전히 목련을 보는 감회가 새롭다.

사쿠라는 만개후 바람이 안불어도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그때가 제일이다. 여성으로 말하면 중년의 원숙미라고나 할까. 이런 표현을 쓰면 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미중년의 아름다움도 추가하자. 이처럼 사쿠라가 끝물, 즉 떨어지기 시작하는 그 마지막을 절정으로 한다면, 목련의 절정은 바로 꽃이 모두 올라와 이제 피기직전의 그 순간이다.

사쿠라처럼 목련도 여성에 비유하자면, 이제 고등학교의 새 교복을 입어보려는 중3 여중생의 모습이라고 할까, 아니면 고등학교 교복을 입어보려는 중3 남중생의 모습이랄까. 흰 색의 정결함과 함께 이제 갓 피어나려는 상콤함이 어우러져, 흔히 말하는 정제된 미, 절제된 미가 돋보이는 그런 목련은 떨어지게 되면 금방 시들어 색이 바래게 되니, 역시 그 나이대의 순수한 마음과 단단하지 않은 심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나.

뜬금없이 목련을 보고 목련타령을 하게 되니 글이 망측하기 그지없고, 표현이 야릇하다. 허나 목련에 대한 내 마음을 나타내는 것은 이만한 글이 없을 것이니, 이를 두고 목련설이라 한다. 이천륙년 사월 칠일 식목일에 못놀아 서럽기그지없는데다가 월화수목금금금의 두번째 금요일을 바라보는 천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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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천어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