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혐일주의에 대한 슬픔(누지름)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바가 있지만, 이제는 좀 더 성숙한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논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 다시 몇 자 제언을 쓴다.

과연 한국과 일본의 현재의 관계는 무엇인가. 인접한 국가? 자유민주국가로서의 우방? 아니면 둘 다 친미국가로서의 동질감? 아니면 북조선에 국민들을 납치당한 공공의 적을 가진 존재? 아니면, 아직도 우리의 적? 이명박 당선자는 "우리가 사과나 반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일본도 매우 형식적인 사과와 반성을 한 것이 사실이고 그 사과가 한국 국민들에게 그렇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어 이야기하기를 "새로 성숙된 한일 관계를 위해서 사과하라거나 반성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언급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오사카 출신의 대통령 당선자가 더럽게 친일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아야 할까?

지난 1995년,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는 내각총리대신으로서의 담화 전후 50주년의 종전기념일을 맞아(누지름)를 발표하고 향후의 관계와 일본의 미래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바 있다. 여전히 이러한 원칙은 살아있으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 우리는 일본이 사과를 요구하고,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면 기뻐할 수 있는가. 이명박 당선자의 말처럼 일본이 정상적인 자세로 사과를 한다거나, 또는 여전히 일본의 과거사는 지금의 일본이 안고 가야할 숙제인가. 그럼 일본은 어떻게 사과를 하여야 하는가.

전후 6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일본 전역에 대한 지도를 제작하면서, 그 가운데에 독도의 지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과연 이에 대하여 우리는 어떠한 대처를 하여야 하는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독도 문제에 대하여 반박을 하여야 하는가? 아니다. 일본국 정부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소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건조물을 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영토주권의 불법적인 침해로 받아들이고, 그에 대하여 사과를 요구하여야지 이전의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양국간의 다른 제 문제에 대하여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징용 및 정신대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문제가 더 크다. 지난 60여 년간 한국 정부는 이미 일본 정부에 대해서 해당 논의에 대해 어떠한 언급을 할 지위를 스스로 방기하였다. 그럼 한국 정부의 향후의 과제는 무엇인가. 해당 문제 등으로 상처입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살피고, 또한 해당 국민들이 일본국 정부 또는 기타 가해자에 대하여 보상 등을 요구할 때 지원을 해주어야 할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전후 60년이 지난 일본은 이미 사과한 상태이고, 이제 그 향후 조치를 취하여야 할 단계이지, 이제 와서 다시 사과를 요구할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지난 제국주의 침략 역사에 대하여 찬양·미화하고, 또한 다시 제국주의 침략으로 나아가려는 야망을 드러냈을 때에는 사과가 아니라 일본을 비판하고, 또한 외교적으로 대응하여야 하는 것이다. 사과가 제국주의 침략을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보도(寶刀)는 아닌 것이다.

사과나 반성이라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사과나 반성의 반대 측면은 쉽게 드러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 대하여, 이미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과를 다시 요구하기 보다는, 그 반대 측면의 행위가 나타났을 때에 그 측면에 대하여 비판을 가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아니면 양국 간의 정상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좀 더 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한국은 여전히 정서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인 사과라는 표현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또한 너무 소홀하게 취급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글이 또 길어졌으므로 읽는 사람이 별로 없을테지만, 혹여 읽고 또 다시 글과 관계없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는 미노베 다쓰키치 교수의 「일신상의 변명」(누지름)을 권하고 싶다.
+3주년 핑계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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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8 20:17 |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쓰기

글을 보며(겨우 몇 개 읽었을 뿐이지만)
왠지 너답다고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논리를 잘 세워나가는 점이 아닐까 싶은데.

왠지 국가의 구성원을 지배하는 논리인 민족주의를 건드리지 않고는
이러한 해법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

민족주의를 넘어서 한국 정부가 과연 일본에 냉철한 비판을 할 수 있을까?

BlogIcon 천어 | 2008/01/18 20:19 |  댓글주소 |  수정/삭제

민족주의는 백성들을 쉽게 흥분시킬 수 있는 떡밥이니까, 과연 사용자(떡밥의 사용자)들이 물이 더러워진다고 그 좋은 떡밥을 쉽게 버릴 수 있을까:)

한일관계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요새 인터넷 보면 참...ㅋ

아주 글에 혼자 세상을 앞서나가는 사람인양 치장을 해놨구나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은 민족주의 냄비 정도로 폄하하고 말야...

BlogIcon 천어 | 2008/04/24 14:07 |  댓글주소 |  수정/삭제

글에서는 민족주의에 대한 언급이 전연 없습니다. 일본에 대하여 찬양이나 미화를 한 일도 없으며, 글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인 움직임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혹시 글을 잘못보신 것이 아닌지요. 아랫부분에서 혹여 이러한 일이 있을까 싶어 "글이 또 길어졌으므로 읽는 사람이 별로 없을테지만, 혹여 읽고 또 다시 글과 관계없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는 미노베 다쓰키치 교수의 「일신상의 변명」(누지름)을 권하고 싶다."고 언급하였는데,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이 블로그도 유명세를 탄 모양이구나.

BlogIcon 천어 | 2008/04/24 13:59 |  댓글주소 |  수정/삭제

모르는 사람이 저리 말을 하니 미안할 따름이다. 못배운 사람도 글을 제대로 읽도록 하는 것이 쓰는 자의 도리일진대..

BlogIcon macchi | 2008/05/03 02:38 |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쓰기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유지되는 국가 이데올로기죠.
'시민'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 '백성'들이 충실히 교육받은 결과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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